2010. 12. 12. 19:57
피겨
남싱>
컴페티션은 챈 밖에 안 봤다.
이번 시즌 유난히 내 맘에 드는 연기를 하는 선수가 없다. 챈이야 원래 좋아하던 선수고, 특별히 말아먹지만 않으면 뭘 해도 볼 만하니까. 챈, 그랑프리 파이널 첫 우승 축하해요. 어째 가면 갈수록 눈이 커지는 것 같아. 볼매. 우승하고 정말 좋아하는 것이 보는 사람도 행복해지더라.
제레미 프리가 참 마음에 들었는데 그파에 진출 못 했고.
다카하시, 올림픽 시즌 프로그램 보고 우와 일본에서 내 취향의 선수가 나왔네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그냥 지난 시즌 프로그램이 좋은 거였다. 사실 eye도 부담스러운 감이 없잖아 있었는데 eye와 la strada에서 좋은 점은 쏙 빼고 부담스러움만 극대화한 프로그램들을 들고 왔더라. 트랜지션은 많이 넣어 오긴 했는데 글세... 내 취향에선 확실히 멀어짐. 이번엔 그나마도 말아먹었다기에 그냥 안 봤음.
갈라는 봤는데 그나마 담백하더라. 갈라 보면서 랑비가 그리워......ㅠㅠ 다카하시 움직임에다가 랑비를 겹쳐서 상상해보려고 했는데 아니야 이건 아니야. 랑비를 주세요 아님 지난시즌의 다카하시라도 주세요. 그러나 남은 것은 기묘한 플러츠뿐.
얀 한. 주니어는 이 선수만 봤음.
스케이팅 좋고 점프 가볍고 스핀 잘하고 뭣보다 애가 겁이 없어 보여 좋다. 컴페티션도 컴페티션이지만 갈라 때 빙판이 어둑어둑해선지 빙질이 무른지 스케이팅 궤적이 적나라하게 남는데 캬...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더라. 내 피겨덕질 하면서 빙판 궤적 보고 육성으로 탄성을 지른 건 처음.
연아 타이스 궤적도 참 예뻣는데 그래서 여왕님 중궈 빙판에서 갈라 한 번... 하면 안되겠지.
여싱>
아 일단 좀 웃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위 바뀌는 거 진짜 극적이었음. 안도 클린 뒤에 승리 포즈 -> 스즈키한테 밀림 -> 스즈키는 무라카미에 밀림 -> 코스트너가 무라카미 0.1점차로 앞섬 -> 시즈니 우승. 4분천하 쩔어요 이거 뭐야 플랫 말고는 넘어진 사람도 별로 없고 아무튼 이번 시즌 중 최고 재미있는 대회였음.
플랫. 프로그램은 별 특징이 없어도 자기 능력 안에서 항상 안정적으로 하는 게 장점이었는데 그놈의 부상이... 좀 안쓰럽더라.
안도. 쇼트 정말로 왜 바꾼 건지 모르겠다. 이건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냥 음악 틀어 놓고 동작 적당히 순서대로 하는 수준. 덧붙여 쇼트도 그렇고 프리도 그렇고 우아한 거 = 느린 거가 아니란 말이다. 활주속도가 빠른 것도 아니고 턴이나 방향전환이 빠른 것도 아니고 점프가 시원한 것도 아니고 스핀은 느리다 못해 서려고 하고 슬로우모션 보는 것도 아니고 음악도 느릿느릿하고 속터져서 원. 팔동작이 전보다 스무스해진 건 인정하겠는데 제발 다리도 좀 움직이라고. 피겨는 스케이트를 타면서 하는 스포츠잖아?
스즈키. 처음 등장했을 땐 일여싱 중에 가장 볼만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나카노가 나은 것 같다. 누구나 천의 얼굴을 가질 수는 없는 거고 선수가 자기 개성이 있는 건 괜찮다고 보는데 이 선수는 좀 지나치게 ctrl+c ctrl+v. 배경음악 바뀌나 마나.
무라카미. 그냥 주니어.
그리고 위에 세 명 싸잡아 일본 선수들은 우아한 거 = 느린 거, 발랄한 거 = 초등학교 학예회풍, 섹시한 거 = 싸보이기 컨셉 말고는 아이디어가 없나 보다. 한두 명만 그러면 선수 개성이려니 하고 나름 재밌을 텐데 여자 싱글을 수적으로 점령하고 있는 나라 선수들이 단체로 그러고 있으니 참 재미없다. 이건 대체 일본 피계계의 문제인가, 일본의 문제인가?
코스트너. 내가 살다 살다 코스트너의 연기를 보며 우아하다고 느끼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무라카미->코스트너 분위기 전환 극적이었음. 물론 0.1점차도 극적.
럿츠, 플립 버리고 콤비점프를 다 뒤에 배치해서 편하게 만들어 온 프로그램 때문에 비난을 좀 듣는 것 같던데, 그것도 선수의 선택이고, 덕붙에 오랜만에 좋은 연기 했으니 됐지. 목신의 오후 전주곡 잘 어울렸다. 예뻤음.
시즈니.
그랑프리 시리즈 여섯 개 + 그파 통틀어 통체적 난국, 진흙탕, 바닥 없는 수렁이었던 여싱계에 드디어 상위권 여싱다운 연기가 나왔다. 프로그램 자체는 정말 무난했지만 시즈니의 최고급 스핀과 시원스런 스파이럴 덕에 보기 즐거웠다. 트럿-더토, 트플-더토 콤비네이션도 해 줬고. 럿츠나 플립 하나 없는 코스트너나 어딜 봐도 주니어스러운 무라카미가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을 했을 경우를 가정해 보라. 시즈니가 여싱 체면의 마지막 방어선을 지켜준 셈. 장하다.
그리고 연느님의 귀환은 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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