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泫定
구관 & 자캐 베이스로 적립식 덕질합니다. 과거 덕질 목록은 태그&메뉴 참조. 현재진행중인 목록: 구체관절인형, 인형한복, 자캐덕질, 옹성우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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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21. 23:09 피겨

1. 에반과 플루셴코, 난 잘 모르겠다.
 어느 쪽이 특별히 더 감흥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고, 에반의 연기 쪽이 최선을 다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플루셴코의 연기가 그의 최선이었는지는 본인만 알 테지만, 아무래도 점프 외의 것들은 설렁설렁 짜 온 것 같다는 느낌이 별 수 없이 든다. 좀 더 심판 취향의 안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을 것 같은데.
 결론적으로, 연기는 플루셴코 쪽이 마음에 들었지만, 메달은 에반의 손을 들어 주고 싶다. 플루셴코의 맡긴 메달 찾으러 온 듯한 포스가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낙관적인 연기를 한 듯한 느낌이다.
 플루셴코 본인도 '2회전 점프 하나라도 더 붙일 걸' 하고 후회하고 있지는 않을까. 충분히 붙일 수 있었을 텐데.

2. 다카하시와 랑비엘
 아 내 사랑 랑비 때문에 속상하다 ㅠㅠ
 역시 남싱에게 트리플 악셀이 없는 것은 좀 치명적인 것 같다. 랑비엘의 연기는 우아하고 아름다웠지만, 점프할 때마다 예전 날아다니던 때의 모습이 떠올라서 참 안타까웠다. 지금의 유려한 스텝도 좋지만 컴페티션에서만큼은 예전의 좀 거친 듯해도 절도 있고 힘찬 모습을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고.
 어쩌랴. 아프다는데 ㅠㅠ 그 놈의 부상이 뭔지.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으니 박수 쳐 주련다. 랑비 아니면 그 누구에게서 그런 기품 있는 연기를 보랴. 몸의 움직임, 손 움직임이 참 예술.
 내 사랑 랑비 때문에 일본의 두 선수가 못해 주기를 바라는 못된 마음도 좀 먹었었는데, 이렇게 되고 나니 다카하시가 클린 프로그램을 했으면 속편했을 것 같다. 1점도 안 되는 점수차로 3,4위가 갈린 것을 보고 있자니 이중으로 아쉽잖아. 랑비 때문에 아쉽고, 다카하시 클린 못 본 것도 아쉽고.
 아쉬운 건 아쉬운 거고, 다카하시 동메달 축하한다. 프로그램도 훌륭했고, 열심히 했고, 비록 4회전은 실패했어도 점프도 높고 빨랐고, 연기 내내 흥이 넘쳤다. 올림픽 분위기 제대로 띄워 준다. 보는 재미로 따지면 모든 남싱들 중 최고라 할 만 했다. 인정. 쇼트와 프리 프로그램 둘 다 마음에 드는데 월드에서 한 번 더 볼 수 있을까? 월드에선 프리 프로그램 클린해 줬으면. 참 낭만적인 프로그램.
 일본 피겨의 진짜 보물은 아사다가 아니라 다카하시다.

3. 오다
 개인적으로 안 좋아하는 선수인데, 올림픽 무대에서  부츠 끈이 풀리다니 속이 말이 아닐 것 같다. 그것도 무난하게 연기 잘 하던 도중에. 엉엉 울 때마다 참 보기 싫었었는데 울지도 않고 넋 빼고 있는 걸 보자니 참 짠하더라. 별 수 없지, 그것도 실수의 일부인 걸.

4. 챈
 아 챈아 ㅠㅠ
 선수의 연륜부족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연륜'이란 것만 있으면 최고의 스케이터가 될 선수라서 몹시 아쉽다. 정말 은퇴하는 걸까? 그 나이에?


 어쩌다 보니 환호보다 안타까움이 많았던 경기였지만, 메달도 순위도 납득은 된다.
 페어의 '정의는 승리한다'에 이어 남자 싱글에서도 피겨치고는 비교적 공정한 판정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남은 경기들도 부디 지금까지와 같기를.
posted by 泫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