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泫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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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6. 2. 21:43 일상 혹은 망상

 양산을 잃어버렸다. 어디 두고 온 기억은 없는데 온 방안을 뒤져도 나오지 않는 걸 보니 잃어버린 모양이다. 양산을 들고 나간 기억이 수 일 전이라 어디에 두고 왔는지도 감이 잡히질 않았다. 5월부터 10월까지 쓰고 다니는 생활의 필수품인데.
 인터넷을 뒤져도 마땅한 것이 보이지 않아서 백화점에 갔다. 비싸다. 가격과 디자인을 저울질하며 이것 저것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가판대 아주머니가 자꾸 네이비, 블랙을 추천한다. 칙칙해서 싫다고 했다. 그러자 블랙이 때 안 타고 햇빛도 잘 막아줘서 좋단다.

 난 직사광선을 워낙 싫어해서 고등학교 때부터 양산을 들고 다녔다. 대학 신입생으로 맞은 여름, 다들 양산을 보며 난리다. 공주님 같다나, 여성스럽다나. 반쯤 놀리더니 여름이 깊어지자 내 양산 밑으로 한둘씩 기어든다.
일 년만 지나니 캠퍼스에서 흔히 보이더라, 양산. 요즘은 여름에 길거리 나가면 양산이나 썬글라스 없는 여자가 더 드물다.
 사 년 전만 해도 까만 양산을 찾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했다. 검정색이 열을 흡수해서 덥지 않냐는 둥. 그늘이 더 짙어져서 오히려 시원하고 때도 안 타서 좋다고 했더니 그래도 검정은 이상하댄다. 장례식 가는 것 같다나.
 그런데 오늘 백화점 아주머니에게서 저런 말을 들었다.
 뭐 그 아주머니는 그 때 그 친구들이 아니지만.

 7년 전만 해도 레이스, 핀턱, 프릴 같은 건 아동복과 인형옷에서나 볼 수 있었지. 초미녀도 아닌 나 같은 민간인이 그런 거 입고 다니면 오버스럽다 소리나 듣기 십상이었는데, 요즘은 옷에 자리가 안 남아서 더 못 달지.

 그러니까 남이 뭘 들고 다니든 뭘 입고 다니든 신경 쓰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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