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27. 04:05
보고 읽고 듣고 하고
'(전략) ...시민들이여, 우리의 19세기는 위대하지만, 20세기는 행복할 것입니다. 그때에는 낡은 역사를 닮은 것이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정복, 침략, 찬탈, 국가들 간의 무력 대결, 어느 왕의 혼인으로 인한 문명의 중단 사태, 세습적 폭정의 탄생, 국제적 협잡에 의한 민족들의 분열, 왕조의 붕괴에 뒤따르는 나라의 분할, 무한의 다리 위에서 마주친 어둠의 두 숫염소처럼 정면으로 부딪치는 두 종교의 싸움질 등, 오늘날 우리가 두려워하는 그따위 것들이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기아, 착취, 절망에서 비롯된 매춘, 실업으로 인한 극빈 상태, 처형대, 검, 전투, 사건들의 숲 속에서 벌어지는 온갖 약탈 행위 등을 더 이상 근심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거의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 이상 사건은 없을 거야.' 모두들 행복해질 것입니다. 지구가 자기의 법칙을 따르듯, 인류 또한 자기들의 법을 충실히 이행할 것입니다. ...(후략)' (펭귄클래식 '레 미제라블' 5권 43p.)
미안하다 앙졸라. 가상의 인물에게 연민은 많이 느껴봤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미안함과 고마움의 혼합물의 유사품 같은 감정이랄까.
+ 내 세상에 작품을 디스하는 역자후기도 또 처음 본다. 주석까지 달아가며 저리 공들여 번역해놓고 작품을 이해 못했거나 이해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빨갱이를 ㅈㄴ 싫어하시거나.
저 장대한 소설을 읽고 받은 감동을 두세 페이지로 식혀버리는 재주가 놀랍다. 삽화도 없는 펭귄클래식판 팔고 동서문화사판 다시 살까 싶은 생각이 약간 드네.
귀찮아서 안 하겠지만.
'보고 읽고 듣고 하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르타로스 온라인이 일본에서는 서비스 재개되나 봅니다. (0) | 2014.06.04 |
---|---|
Linda eder - gold (0) | 2013.12.16 |
바레카이 (0) | 2011.04.09 |
새벽의 뻘글 (0) | 2011.04.07 |
의형제를 봤습니다. (미리니름 없음) (0) | 2010.02.09 |